면허증을 딴 지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운전대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한 채 장롱 속에 면허증만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운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주말마다 아이를 데리고 시댁이나 친정에 가야 할 때마다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작년에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새벽에 응급실에 가야 했는데, 안개가 너무 심하게 껴서 남편이 운전하기를 망설였습니다. 택시도 잘 잡히지 않는 시골길이었거든요. 그때 만약 제가 운전을 할 수 있었더라면, 남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죄책감이 너무 컸습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고, 10년 묵은 장롱면허를 탈출하기 위해 초보운전연수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운전연수 업체를 알아보던 중, 초보자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인 주행부터 주차까지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하는 완전 초보였기 때문에,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있는 곳을 원했습니다. 12시간 연수 프로그램으로 총 3일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고, 비용은 48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안전하게 운전을 배울 수 있다면 이 정도의 투자는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광주 쌍령동에 있는 저희 집으로 방문해 주셔서 편했습니다.
연수 1일차는 정말이지 식은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광주 쌍령동 아파트 단지 내에서 시동 거는 법, 기어 변속, 브레이크와 엑셀 조작 등 기본 중의 기본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엑셀을 살짝만 밟아도 차가 튀어나가는 것 같아 무서웠습니다. 선생님이 옆에서 “괜찮아요, 천천히, 천천히 하시면 돼요” 하고 계속해서 저를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핸들을 꽉 잡느라 손에 땀이 흥건했습니다. ㅋㅋ
2일차 아침, 일어나보니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껴 있었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걱정했는데, 선생님은 오히려 이런 날씨가 실전 연습에 좋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안개 속 운전 요령, 즉 전조등 켜는 법, 비상등 활용법, 그리고 평소보다 훨씬 차간 거리를 넓게 유지하는 법 등을 집중적으로 배웠습니다. 광주 쌍령동을 벗어나 광주 광남동 외곽 도로를 주행하며 안개가 낀 상황에서의 시야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달았습니다.

이날 연수 중에는 특히 내리막길 주행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광주 광남동으로 가는 길에 길고 가파른 내리막길이 있었는데, 브레이크를 밟는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차가 너무 빠르게 내려가는 것 같아 심장이 벌렁거렸습니다. 선생님이 “브레이크를 한 번에 꾹 밟지 말고, 여러 번 나눠서 부드럽게 밟아야 해요”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몇 번의 반복 연습 끝에 조금씩 내리막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3일차 마지막 연수는 주차 연습으로 시작했습니다. 특히 평행 주차가 제게는 가장 큰 난코스였습니다. 선생님이 평행 주차 공식을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세히 설명해 주셨는데, “오른쪽 사이드미러로 뒤 범퍼가 주차선 끝에 오면 핸들을 한 바퀴 반 돌리고 들어가세요”라고 하셨습니다. 광주 광남동 아파트 단지 상가 주차장에서 수십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성공했을 때의 기쁨이란! 정말 잊을 수 없습니다.
오후에는 아이 어린이집 근처 골목길 주행 연습을 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는 언제 아이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했습니다. 선생님이 “골목길에서는 보행자를 항상 조심하고, 서행하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이제는 어린이집 등하원 길도 제가 직접 운전해서 아이를 데려다줄 수 있다는 생각에 정말 뿌듯했습니다. 10년 장롱면허 탈출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초보운전연수 전에는 아이가 아파도, 급한 일이 생겨도 남편에게만 의지해야 했습니다. 안개가 심하게 낀 날은 운전은커녕 외출조차 엄두를 못 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운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특히 안개 낀 날의 실전 주행 경험은 정말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장롱면허가 아닌 당당한 운전자가 되었습니다. ㅠㅠ
연수를 받은 지 2주가 지난 지금, 저는 매일 운전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마트에도 가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안개가 살짝 낀 날에도 출퇴근 시간대에 운전해서 광주 시내까지 다녀왔습니다. 남편도 이제 저에게 운전을 부탁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10년간의 장롱면허 생활을 끝내고 이렇게 자유롭게 운전할 수 있게 되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이번 연수는 제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주었습니다.
이번 초보운전연수는 운전 기술뿐만 아니라 저의 삶의 태도까지 바꾸어 놓았습니다. 비용이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운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고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안개 낀 날이나 가파른 내리막길 같은 특수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배운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 지역에서 저처럼 10년 이상 장롱면허로 고민하는 분들께 이 연수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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