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병원에 혼자 다녀왔어요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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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진짜 필요한 게 운전면허더라고요.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면허증은 있었는데 제대로 안 써봤거든요. 결혼 전에 학원 한 번 다닌 후로 거의 10년을 운전 안 했는데, 아기가 생기니까 상황이 달라졌어요.

육아하다 보니 병원을 자주 가야 하는데, 남편이 매번 데려주거나 택시를 타야 했어요. 아기 예방접종, 감기, 소아과 진료... ㅠㅠ 진짜 자주 다니게 되더라고요. 광주에서 살고 있는데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병원도 있고, 더 큰 병원도 있고... 매번 그때마다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게 너무 불편했어요.

그래서 결정했어요. 나도 운전해야겠다고. 솔직히 처음엔 정말 무섭더라고요. 오래된 면허, 실력 없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기 때문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광주에서 초보운전연수 학원을 검색했어요. 인터넷에 후기도 보고, 학원도 여러 곳 찾아봤는데 집에서 너무 멀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아기 어린이집 버스가 있는 날 오전 수업 들어야 하니까요.

결국 달성로 근처에 있는 학원으로 정했어요.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면 가는 거리였고, 후기도 괜찮더라고요. 전화 상담할 때 "육아 중인 분들 많이 오세요"라고 해주셨고, 아침 시간대 수업이 많다고 했어요. 그 말이 되게 반가웠어요. 내 상황을 이해해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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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업은 정말 떨렸어요. 날씨도 보슬비가 내렸는데, 아침 8시 30분에 학원에 도착했어요. 강사님이 나오셨고, 먼저 간단한 인사를 나눴어요. "운전면허 딴 지 오래됐네요? 괜찮아요, 다시 배우면 돼요"라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조금 안심이 됐어요.

첫 날은 동네 도로부터 시작했어요. 집 근처 작은 도로들이었거든요. 핸들을 잡는 기분이 정말 낯설었어요. 손이 떨렸어. 강사님은 계속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우측 미러부터 확인하세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남아있어요.

두 번째 수업은 다음 날 오후였어요. 그날 날씨가 맑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막상 차를 타니 또 떨렸어요. 이번엔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어요. 광주의 주요 도로라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나갔는데, 신호등도 많고 다른 차도 많았어요. 차선변경을 할 때 진짜 심장이 철렁했어요. 근데 강사님이 옆에서 "지금이 딱 기다리던 타이밍이에요. 천천히 돌려보세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 덕분에 겨우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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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도 많았어요. 신호등이 바뀐 후에도 한 박자 늦게 출발하고, 우회전할 때 내접 각도를 못 잡아서 옆 차선으로 튀어나갔어요. 당연히 놀라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는데, 강사님은 "다들 처음엔 이래요. 괜찮습니다"라고 차분하게 말씀해주셨어요. 그게 진짜 큰 도움이 됐어요.

세 번째 수업은 진짜 중요한 날이었어요. 그 날 우리는 실제로 아기 병원이 있는 쪽 도로로 나갔어요. 광주 남구 쪽이거든요. 작은 병원은 이미 여러 번 지나갔지만, 이번엔 혼자 운전하려는 거라고 생각하니 떨렸어요. 교차로를 돌아가고, 우회전하고, 신호를 기다리고... 강사님은 "여기가 기억나실 것 같은데? 다음번엔 혼자 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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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수업은 흐린 날씨에 진행됐어요. 약간의 빗소리가 들리는 와중에도 강사님은 나에게 자신감을 줬어요. "이미 많이 나아졌어요. 시야 확보만 잘 하면 괜찮아요"라고. 그 말을 믿고 더 집중하게 됐어요. 차선 변경도 더 매끄러워졌고, 신호등에서 기다리는 것도 자연스러워졌거든요.

수업이 끝나고 나서 가장 놀라웠던 건, 내 마음가짐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처음엔 "할 수 있을까?"였다면, 이제는 "조금 더 연습하면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쏘나타 같은 중형차를 모는 건 처음이었는데, 차의 크기감도 익숙해지고 있었거든요.

처음 혼자 운전하게 된 건 수업 끝나고 일주일 후였어요. 아기가 열이 났어서 소아과에 가야 했거든요. 그날 아침,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차 열쇠를 들었어요. 강사님과 함께 배웠던 도로들이 생각났어요. "미러 확인해,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그 목소리들이 계속 들렸어요.

광주 동네 도로부터 시작해서, 큰 도로로 나갔어요. 손은 계속 떨렸지만 헨들은 떨리지 않았어요. 신호등도 만났고, 다른 차들도 많았는데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어요.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웠을 때, 정말 눈물이 날 뻔했어요. ㅠㅠ 혼자 했어. 진짜 혼자 아기를 데려다줄 수 있었어.

그 이후로 병원도 자주 다니고, 마트도 가고, 아기 친구 집도 가고... 생활 반경이 정말 넓어졌어요.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아기를 병원에 데려다줄 수 있게 됐고, 갑자기 뭔가 필요할 때도 바로 구사가 가능해졌거든요. 광주에서 육아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게 하나씩 늘어나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솔직히 운전연수를 받길 정말 잘했다 싶어요. 돈도 썼고 시간도 들었지만, 얻은 게 훨씬 많더라고요. 자신감도 생기고, 육아의 스트레스도 줄었고, 아기와의 시간도 더 자유로워졌거든요. 처음엔 무섭기만 했는데, 강사님의 차분한 목소리와 격려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만약 지금 내처럼 면허는 있지만 운전을 못 하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면, 운전연수 한 번 도전해보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정말 후회 안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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