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는 정말 답답했었거든요. 남편 출장 때마다 아이들이 할머니네로 가야 하고, 주말에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결국 남편이 운전하고 내가 옆에서 네비만 봐야 했어요. 그러다 올해 초에 생각했어요. 이제라도 운전면허 나온 지 10년이 넘었으니, 진짜 한 번 배워야겠다고.
광주에서 엄마하다 보니 내 시간이 정말 없더라고요. 아이들 학원 뺑뺑이, 장을 보러 다니면서 남편 차만 탔는데, 솔직히 너무 미안했어요. 만약 내가 운전할 수 있다면 주말에 가족이 함께 나들이 가는 게 훨씬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운전연수를 받기로 마음먹었는데, 이게 너무 잘한 결정이었다니까요 ㅠㅠ.
광주에서 운전학원을 찾으면서 가장 고민했던 게 뭐냐면, 어떤 학원이 초보자 맞춤형 수업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엄마카톡방에서 물어봤는데, 여러 명이 추천해 준 곳이 있었어요. 나이대가 비슷한 분들도 많이 다니고, 강사가 친절하다고 들었거든요.

검색을 좀 더 해보니 방문 수업도 하는 학원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광주 현지에서 내 차(싼타페)를 가지고 바로 연수를 받을 수 있다니, 이게 좋겠다 싶었어요. 결국 그 학원에 전화했고, 첫 수업을 정했어요.
첫날은 진짜 손에 땀이 났어요. 서구 도산동 삼거리에서 처음 차를 돌렸는데, 5년 만에 핸들을 잡으니까 너무 어색했거든요. 근데 강사님이 "처음이 이렇게 떨리는 게 정상이고, 우리가 천천히 가면 된다"고 편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첫날은 동네 골목길에서만 30분을 돌았어요. 좌회전 어떻게 하는지, 우측 미러는 어디를 봐야 하는지, 정지선에서 정확히 멈추는 법 같은 기초만 했거든요. 완전 쉬운 걸 반복했는데도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ㅋㅋ. 근데 강사님은 한 번도 답답하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냥 "좋아, 다시 한 번"이러면서 격려해 주셨어요.
둘째 날은 4월 초 오후 2시쯤이었는데, 햇빛이 엄청 따가웠어요. 그날은 남부순환도로가 나왔어요. 비로소 자동차가 많은 도로를 돌기 시작했거든요. 신호를 받고 출발하는 타이밍, 차선변경할 때 어느 시점에 핸들을 꺾어야 하는지, 강사님이 정확히 짚어주셨어요. "지금이야, 이 타이밍에" 이렇게.

사실 일산운전연수도 고민했었거든요
그런데 남부순환에서 신호 대기하다가 실수를 했어요. 핸들이 중심에서 좀 벗어나 있었는데, 강사님이 "괜찮아, 이런 실수는 누가나 하는 거다. 그럼 다시 돌려보자"고 차분하게 이야기했어요. 그때 정말 고맙더라고요. 초보 운전면허 따고 10년을 차만 타다가 이제 다시 배우니까,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느껴지는데, 그래도 격려해 주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셋째 날은 광주역 근처 큰 교차로가 나왔는데, 그걸 돌 때가 가장 떨렸어요.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좌회전을 해야 했거든요. 아침 8시라서 아직도 개운했고, 어제보다는 조금 손에 힘이 덜 들어갔어요. 강사님은 "정확한 타이밍만 기억해. 신호가 녹색이 되면 먼저 앞으로 진출한 다음에, 이 화살표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는 거야"라고 꼼꼼히 설명해 주셨어요.
수원 쪽에서 연수받은 분 후기도 봤는데 비슷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다른 차들도 많고, 신호도 복잡했고, 내 옆에는 강사님이 브레이크를 밟을 준비를 하고 계셨거든요. 하지만 세 번, 네 번 반복하다 보니까 늘더라고요. 완전하게 멋있게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차가 움직이는 길에서 떠는 손이 조금은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수업 마지막 30분은 광주 전역을 한 바퀴 도는 시뮬레이션 같은 걸 했어요. 고가도로도 처음 탔고, 좁은 주택가도 다시 도는 연습을 했어요. 강사님이 옆에서 "여기서 조금 더 왼쪽으로", "지금 속도 좋아" 이렇게 계속 조언해 주셨어요. 처음에는 '아, 나는 운전을 못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3일 수업이 끝날 무렵에는 '아,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으로 바뀌어 있었어요.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뭐냐면, 심리적인 거였어요. 수업 전에는 도로만 봐도 겁이 났거든요. 복잡한 신호, 다른 차들... 모든 게 위협처럼 느껴졌어요. 근데 강사님과 함께하면서 "아, 이 정도면 충분히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수업을 마친 지 3주 후, 처음으로 혼자서 차를 몰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데려갔어요. 여름 날씨라 덥긴 했는데, 손가락 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집중했어요. 하지만 이상한 게, 겁은 없었어요. 강사님이 해주신 말들이 자꾸만 떠올랐거든요. "천천히 가, 안전이 먼저야", "신호 확인해", "미러 봐"... 이런 말들을.
그 다음주부터는 주말마다 우리 가족이 나들이를 갔어요. 광주 동구 한 카페도 가보고,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던 수목원도 다녀왔어요. 남편이 운전을 안 해도 되니까, 아이들도 엄마 운전으로 놀러 가는 게 신나는 모양이었어요. 남편도 "너 정말 잘했어"라고 자주 말해 줬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나이 먹고 지금 와서 배운다고 생각하니까 자존심도 상하고 겁도 났어요. 근데 운전연수를 받으면서 깨달은 게 있거든요. 결코 늦지 않다는 것. 나는 10년 동안 면허증을 들고 다니면서도 차를 못 탔잖아요. 그런데 지금 배워서 아이들과 함께 가족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라는 거였어요.
만약 지금 나처럼 "나 운전을 배워야 할까?"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진짜 추천하고 싶어요. 나이는 문제가 아니고, 지금이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가 될 수도 있거든요. 나는 이제 우리 가족의 드라이버가 됐어요. 가족 여행은 이제 훨씬 자유로워졌고, 뭔가 더 완성된 엄마가 된 기분이 들어요.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확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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